2012년 12월 17일 월요일

<사물들>, 어떻게 젊은이는 사회에 편입되는가.


서지 정보
제목
사물들
저자/역자
조르주 페렉 저/ 김명숙 역
출판사
펭귄클래식코리아
출간일
2011.06.27
페이지
160p
판형
A5 148*210mm
가격
10,000




풍요로운 시대, 비루한 젊음

 사물들은 전후 풍요로운 유럽, 프랑스의 젊은 커플의 이야기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시대, 소파, 꽃병, 자동차, , 무엇이든 있다. 광고계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제롬과 실비. 그리고 그들의 소부르주아적 친구들은 사물들을 사 들이는 것을 통해 성공의 척도를 세운다. 68혁명을 지나며 자본주의는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막 부풀어가는 자본의 달콤함 아래 젊은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르주아적 성공을 거두기 위해 분주하다
 제롬과 실비는 이 풍요로운 사회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발버둥친다. 결국 튀니지라는 경계 밖까지 밀려나기도 하고, 이후 다시 파리의 소부르주아의 삶으로 편입되기도 하는 이 커플의 이야기를 보며, 특히 적수공권의 젊은이로서 이들이 사회라는 벽 앞에 느끼던 복잡한 그 감정이 가슴에 들어와 박혔다

 이들은 이념을 잃은 세대였고, ‘지표가 없는 세대였다. 이들이 맞이한 것은 풍요로운 세계였지만 그것은 이 젊은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고, 그 세계의 어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성원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보이지 않는 벽을 넘어야 했다. 이들의 욕구는 안락함과 물질에 대한 욕구 이전에 인정욕구, 공명심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이 맞닥뜨린 세계는 이미 이념도 윤리도 가치나 신념도 필요 없는, 사물들의 풍요로운 세계였다. 이들이 원하는 성공이나 인정은 결국 이 자본주의에서 얼마나 적응하고 안정적으로 편입하느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다음 문장이 가슴 깊이 남는다.

미래, 앞을 내다 볼 수 없음이 자신과 자신들 세대를 가장 잘 정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전 세대는 스스로에 대해서나 세계에 대한 분명한 가치관을 지녔으리라 짐작했다. 자신들이 스페인 내전이나 레지스탕스 시대에 스무 살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라고 말하곤 했다. ….당시의 문제들, 답해야 한다는 압박이 월씬 심했으리라고, 당시에 맞닥뜨려야 했을 문제들이 더 분명해 보였다. 자신들은 함정이 놓인 문제에 둘러 싸였을 뿐이다

 슬픈 날카로움이다. 우리 젊음의 현실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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