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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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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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물학 대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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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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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김세균, 김환석, 장대익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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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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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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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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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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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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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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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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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5.
148*21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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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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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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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밥그릇싸움인가?
양의사와 한의사, 의사와 약사, 택시업계와 버스업계,
SKT와 KT…
그렇다. 이것은 자신이 소속된
학계의 밥그릇을 지키려는 양 학계의 지리멸렬한 이전투구이다! 세계 학계를 하나된 생물학계로 만들고 ‘내
꿈이 이루어지는 학계’를 건설하고 거기에 반인반신의 선조로 군림하려는 윌슨의 야욕은 곧 세계 각 학계의
반발을 불러온다. 젊은 생물학계에서는 윌슨을 비판하면서도 생물학의 주도권을 위해 각 학계를
돌며 도장깨기에 돌입한다. 하지만 명문 사회학 도장은 장로들을 소집해 집단자위권을 발동시킨다. 여기 극동의 땅에서 생물학계와 사회학계간의 인의 없는 살육전이 벌어지려 하고있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걸 아시죠? ‘사회생물학 대논쟁’은 윌슨의 통섭이 불러온 논란에 대해 국내 유수의
생물학자와 사회학자들이 벌이는 첨예하고도 지적인 토론의 결과물이다. 이 세미나는 주도권을 잡으려는 양
학계간의 경쟁이라기보다 소통을 통한 첫발이라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찰진 기획
이
책은 윌슨의 ‘통섭’ 이 국내에 소개된 이래 국내 생물학계와
사회학계간에 벌어진 논쟁에 대한 종합정리서이다.
사회학계에서는
통섭과 진화심리학의 논리가 생물학적 환원주의라며 반발하고, 생물학계에서는 그것은 생물학에 대한 오해이며
진화론의 최신 성과를 제대로 이해하면 생물학과 사회학간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지점이 있다고 반박한다.
어쨌든, 통섭의 저자인 최재천 교수는 당연히 본인의 의도와는 관계 없이 이 대논쟁의 중심에 말려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지점에서 그는 당황하거나 피하지 않고 이를 계기로 학제간 활발한 공개토론을 기획하는 신의 한 수를
두었다.
이미 <대담>으로 도정일교수와 인문학-생물학 간의 대화 경험이 있어서일까? 최재천 교수는 ‘통섭’ 이후의 담론을 둘러싼 학계간 세미나를 통한 ‘대논쟁’의 장을 준비한다. 그리하여
이 무대 위에 생물학, 사회학 양 분야의 거두 세 명씩이 등장하여 세개의 논점에 대한 논문을 한 편씩
발표한다.
최재천
교수가 막을 열고, 세 번의 전투가 이어지고, 김세균 정치학
교수가 막을 내린다. 이 얼마나 흥분되는 천하제일무도회인가?! (여담이지만
김세균 교수님은 희망버스에 참여했다가 무단침입으로 기소되었다가 올 여름 선고유예 판결을 받으셨다. 죄송스럽고, 고맙다. )
아마도
세미나를 기획한 최재천교수님, 세미나에 참여한 교수님들, 그리고
세미나에 참석했던 양 학계의 학생들, 그리고 이 기획을 책으로 정리할 수 있었던 출판사 모두에게 아주
깨알같고 재미진 경험이었을 터이다. 책
서문에도 소개되는 블로그 (링크)에서 참석자의 흥분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책의 표지 디자인 칭찬을 넘길 수 없는데, 시각적으로
심플하면서도 예쁘고, 내용적으로도 책을 한 눈에 요약해 놓았다.
세 가지 질문
이
대논쟁에서는 사회생물학이 불러온 논란에 대해 가장 큰 논점 세가지를 잡고 그에 대해 양 진영이 각각 논문을 발표한다. 논점은 다음과 같다.
논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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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물학은 환원주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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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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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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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환원주의와 사회적 환원주의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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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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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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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물학과 진화론적 환원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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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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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으로 문화를 설명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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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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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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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대통합이라는 허망한 주장에 대하여 – 문화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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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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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중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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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진화적 종합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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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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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사회생물학은 올바로 수용 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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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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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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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통섭현상’과 사회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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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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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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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사회생물학을 어떻게 받아들였나? – 도입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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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인
세미나의 논문 발표를 정리한 내용이니만큼, 당연히 이 책은 읽기에 쉽지만은 않다. 일반 독자가 선뜻 이해하기 힘든 학술 용어나 이론 등이 자주 튀어나오고, 어떤
레퍼런스를 모를 때에는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많다. 하지만 작은 턱을 넘고 나면 큰 재미를 느낄 수
있기에, 진화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인터넷을 검색해 가면서라도 일독 해 보기를 추천한다. 아마 진화론 관련 책을 읽어온 독자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책의 내용은 출판사 서평에서 너무 잘 요역, 정리해 놓아서 따로 언급할 필요도 없다. 책을 읽은 감상은, ‘윌슨이 잘못 했네.’
분명
사회생물학은 뒤늦게 등장 해 많은 부문에 대해 높은 설명을 제공하는 학문이었다. 분명 나는 사회생물학에
큰 매력을 느끼고, 지지하는 쪽이다. 그러나 아직 ‘모든 것을’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
개인적으로 진화심리학 관련 서적을 꽤 보다가 요즘은 시들한데, 그건 설명은 그럴 듯 하지만
어쩐지 이현령비현령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회학계가 반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세번째 논점에서 김동광 교수는 윌슨 정복자적 태도를 비판한다.
분명
사회생물학은 그동안 사회학/인문학계가 부족하던 부분을 채워줄 수 있지만, 그것이 곧바로 생물학이 모든 사회학을 대체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것은 사회학계의 기득권 지키기라는 매도로 이어지는 것은 윌슨의 잘못이라는 이야기다. 이 논쟁은 서로에
대한 첨예한 논쟁이기도 하면서, 오해를 풀고 서로 인정하고 협력하기 위한 훌륭한 첫 걸음이다.
흔치 않은 경험
이 책에 등장하는 유수의 학자들이 최신 연구 결과 등을 인용하며 간결하고도 명쾌하게 펼치는 주장들을
듣는 것은 일반독자로서도 큰 지적 즐거움이다. 또한 (지금은
시간이 조금 지났으나) 현재 학계에서 벌어지는 논쟁과 그 논점이 무엇인지, 또한 그런 논쟁은 어떤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고, 이에
대한 양 측의 주장을 듣는 것 또한 귀중한 기회이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이병훈 교수님의 글에서 사회생물학
관련 추천도서 목록을 듬뿍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특히 이러한 학계간의 논쟁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것 자체가 우리 문화에 흔치 않은 책 아닌가. 요즘은 인문학, 진화론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인데, 이 책은 그런 일반 독자에게 충분히 권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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